1월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아라카라 족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비스듬히, 정현종
*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 때 주위에 있는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주제로 그 달의 명칭을 정했다. 외부 세계를 바라봄과 동시에 내면을 응시하는 눈을 잃지 않았다..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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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홀로 걷는 달/체로키 족
해가 바뀌어도 어둠은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해가 바뀌어도 우리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혼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던 것들도 바람 속에 잃어가며
많이도 험한 길을 넘어오고 넘어갔다.
내일에 대한 희망 때문이었다.
내일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기쁘게 손을 잡고 맞이할 새날 새아침에 대한 바램 때문이었다.
해가 바뀌어도 우리는 걸음을 멈출 수 없다.
- 해가 바뀌어도 우리는,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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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아라파호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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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봄밤, 김수영